나는 당신이 될 수 없는 것이 되겠어요. 부러지거나 부서지지 않고, 흐려짐 없이 영원한 것이요.
(*커버는 커미션입니다.)
<aside> ✅ 패치 6.0 직전까지의 스포가 존재합니다. 최신 패치 스포일러는 접기글 등으로 가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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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젤라족 여성, 나이는 성년을 넘겼다는 것 외엔 미상이다. 키는 158.5cm(종족 최대키). 생일은 그림자 6월 32일. 수호신은 니메이아지만 신앙은 없다.
이름은 에이(A). 따로 성은 없다. 본명이 너무 짧고 헷갈리기 쉬운 탓에, 모험가 길드에 등록하며 의뢰용 가명까지 함께 등록했다. 가명은 유노 시빌라.




결의와 신념을 사람으로 빚어 만든 듯한 인상이다. 산 사람보다는 잘 세공된 인조품에 가까운 생김과, 냉엄한 푸른 시선, 고집스레 굳게 다물린 입매가 그런 느낌을 더한다. 별 표정이 없을 때는 약간 졸려 보이기도 하는데, 그럴 때도 온기가 없다. 본인도 알기 때문에 지인들의 앞에서는 의식적으로 표정을 푼다.
벽안처럼 보이는 눈은 푸른 테두리를 두른 녹색과 검은색이다. 가까이서 봐야 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은 몇 없다. 종족 특성상 키도 작고 체구도 결코 크지 않지만, 꼿꼿하고 형형한 자세나 눈빛 때문인지 잘 티나지 않는다.
영원한 생명을 만들고자 했던 비술사의 손에서 태어난 창조물이자, 8재해가 일어난 세계에서 넘어온 평행세계의 영웅, 영웅의 치유사이자 또다른 영웅. 그게 현재의 에이다.
에이는 어떤 비술사가 시도한 생명 창조 실험의 성공작이다. 그 이후의 시도는 모조리 실패했고, 결국 해당 연구는 폐기되었다. 에이는 자신을 만든 비술사, 테일의 소개를 받고 림사 로민사에서 모험가가 된다. 자아를 확립하지도 못했던 서투른 실험체는 모험가 생활을 이어가고 새벽의 혈맹을 만나며 차츰 스스로를 정의내릴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에오르제아의 영웅이 된다.
하지만 에이의 세계에는 8재해가 찾아오고 만다.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죽었고, 세계는 도저히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다. 에이 역시 동료를 모두 잃고 죽음의 위기에 처했다가, 테일의 목숨과 맞바꾼 치유 마법으로 살아난다. 그러나 소중한 것들은 모두 사라졌고, 혼자가 된 영웅은 부서진 세계를 정처없이 헤맨다. 그 때 하이델린이 에이를 부른다.
하이델린은 우선 그동안 힘이 약해져 에이를 돕지 못했음을 사과한다. 그리고 지친 에이에게, 만약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가겠는지 묻는다. 자신의 힘은 약해질대로 약해졌지만 아직 마지막 힘이 남았다고, 당신이 원한다면 모든 것을 구할 기회를 돌려주고 싶다는 제안이다. 에이는 ‘그럼 당신도 이 세계가 이대로 부서질 거라고 믿나요?’라고 묻고, 하이델린은 이렇게 답한다. 자신은 아직 이 세계에 희망이 있다고 믿지만, 소중한 것을 모두 잃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그 희망이 가혹한 것일 테니 당신이 믿을 수 없더라도 괜찮다. 그 대답을 들은 에이는 가겠다고 했고, 하이델린은 환룡이 당신을 도울 거라며 작별인사를 한다. 잠에서 깨어난 환룡은 망가진 세계에 애도를 표하며, 영웅이 떠난다는 말에는 그를 잠시 바라보지만, 그럼 돌아간 곳에서 다시 만나자며 날개를 펼친다. 그렇게 영웅은 이야기의 시작으로 돌아간다.
눈을 떴을 때, 그 곳은 에이가 맨 처음 태어난 실험실이었다. 사방은 어둡고, 빛이라곤 계기판의 빛뿐인 곳. 예전과 똑같다면 테일이 실험체의 완성을 보러 올 것이다. 에이는 그렇게 생각하고 기다렸지만, 그를 찾으러 온 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온통 어두운 실험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빛, 내밀어진 손은 크고 단단했지만 아직 앳된 구석이 있었다. 짧은 갈색 머리칼과 푸른 눈은 지금껏 본 적 없는 낯선 것이다. 에이는 본능적으로 이 곳이 자신의 세계가 아님을 깨닫고, 세계의 통로를 건너오며 느꼈던 감각을 되새긴다. 지금껏 연결돼 있었던 거대한 무엇과 끊어지는 느낌, 그것은 그가 살던 세계와 영영 이별하는 감각이었다.